부모님을 위한 궁궐 (창경궁)

  조선의 9대 임금인 성종은 할머니뻘인 대왕대비, 큰어머니 뻘인 왕대비, 친어머니 등 모셔야 할 대비가 세분이나 계셔 창덕궁 옆에 창경궁을 중수하게 됩니다.  성종은 어린 나이에 임금 자리에 올라 처음에는 대왕대비가 수렴청정을 하게 되어 성종도 창덕궁으로 옮깁니다.  창경궁은 창덕궁 옆에 붙어 지어져 다른 궁궐과 달리 동향으로 지어집니다.  

 

  조선 후기에는 영조가 정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옮겨간 곳이 창경궁입니다.  정조도 화재 등으로 인하여 황폐해진 창덕궁에서 창경궁으로 옮겨갑니다.   아래는 창경궁의 정문인 동문 홍화문과 창경궁의 정전인 명정전입니다.( 일부사진 : 창경궁관리소)

 

  조선 후기가 되면 갑자기 날씨가 추워져 난방의 수요가 늘어 산에 집을 지을 나무가 부족하게 됩니다.  목조건축물인 궁궐의 특성 상 잦은 화재로 여러 번 중수를 하게 되는데 목재가 부족해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아마도 정조가 창경궁으로 옮겨오게 되는 이유도 그 때문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해봅니다.  순조시기가 되면 기존에 있던 전각을 해체하여 옮겨 짓는 방법이 보편화되는데 오히려 이 시기 이후에 궁궐의 중수가 더 자주 벌어지게 됩니다.  아래는 창경궁의 편전인 문정전입니다.  문정전은 다른 전각과 달리 남향으로 지어졌네요.  그래서 한 때는 이곳을 정전으로 고쳐지으려고도 하였지요.  그 아래는 침전인 환경전과 통명전, 경춘전입니다.  여러 대비를 모시게 되어 그런지 침전이 다른 곳보다 많네요.

 

  조선 말 일제에 의해 순종은 창덕궁에 격리되어 우울하고 쓸쓸한 나날을 보내게 됩니다. 일제는 창경궁을 해체하여 동물원과 식물원을 개설합니다. 1980년대가 되어 동물원을 과천대공원으로 이전하고 창경궁도 복원을 시작합니다.  이제는 춘당지 근처에 실내 식물원만 남아 아픈 과거의 역사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합니다.  

 

  아래는 동궐도입니다.  일제가 해체하기 전에는 많은 전각이 있었네요.  복원과정에서 기존의 전각을 다시 만들기보다는 편안하게 산책을 즐기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원이 되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