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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야기

왕이 사랑한 궁궐 (창덕궁)

by 미소천사1004 2022. 11. 21.

  서울에는 5개의 궁궐이 있습니다.  그중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궁궐은 창덕궁입니다. 창덕궁은 왕들이 가장 사랑했던 궁궐이기도 하지요.

 

  바둑판모양으로 전각을 배치한 경복궁과 달리 창덕궁은 일자형으로 전각을 배치하여 남문인 정문 돈화문을 들어서면 궐내각사만 보입니다.  경사지에 자리를 잡고 있어 남향을 기본으로 하고 있지만 전각들은 남동향, 남서향으로 자연스럽게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태종은 목조건축물인 궁궐이 화재에 취약한 점을 고려하여 복수의 궁궐의 필요성을 강조합니다. 그래서 법궁인 경복궁 외에 이궁으로 창덕궁을 짓게 됩니다.  돈화문을 들어서 동쪽으로 금천교를 건너면 진선문이  나옵니다. 이 곳을 들어서면 인정문 앞마당이 나오는데 네모 반듯한 모양이 아니라 한 변이 좁아지는 마름모꼴을 하고 있습니다.

 

  인정문을 들어서면 국가의 행사나 외교사절 등을 맞던 정전인 인정전이 나옵니다.  인정전 앞 조정도 다른 궁궐에 비해 작아 보입니다.  왕이 대신들과 회의를 하던 편전인 선정전도 무척 작아 보입니다.창덕궁이 경복궁에 비해 4분의 1 정도 더 큰 궁전인데 후원이 전체 면적의 60%를 차지하고 있어 그런지 전각들이 오밀조밀 자리를 잡고 있네요.  구중궁궐이란 말이 딱 어울립니다.

 

 

  다른 궁궐과 달리 낙선재에서는 1989년까지 왕가의 가족이 살던 곳이라 현대적으로 많이 개조가 되어 있네요.  원래 왕의 침전이던 희정당은 외국 사절들을 만나던 응접실로 개조되었고 왕비의 침전이던 대조전도 대폭 확대되어 왕과 왕비의 침전으로, 그리고 침대생활로 바뀌게 됩니다. 

 

  창덕궁에는 조선의 마지막 옹주와 왕세자비가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 후 귀국하여 1989년까지 낙선재에서 직접 살았습니다.  낙선재 뒤에는 조그만 후원인 상량정과 세자가 기거하던 승화루가 있는데 이곳은 개방을 하지 않네요.  맨 아래의 사진은 낙선재의 문짝입니다.  문양이 무척 아름답네요.

 

  과거 창덕궁을 그린 동궐지를 보면 인정전 뒤로도 대비전, 황단 등 여러 전각이 있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공터가 되었지요. 그래서 이런 공터 면적까지 포함하면 후원의 면적이 전체 면적의 60%까지 넓어집니다. 후원은 1시간 단위로 온라인 예약 30, 현장 판매 2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온라인 예약의 경우 6일 전 10시에 예약을 시작하는데 시작과 동시에 마감됩니다. 예약을 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습니다. 관리에 어려움이 있겠지만 입장료를 대폭 올리고 안내하는 인원도 대폭 늘려 많은 사람이 쉽게 관람할 수 있게 해 왕이 사랑했던 후원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좋은 방법 아닐까요?

 

  후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나오는 부용지와 주합루입니다. 주합루 앞에는 어수문이 있습니다.

 

  부용지를 지나면 돌로 만든  불노문이 나옵니다.  이 문을 들어서면 애련지와 애련정이 나옵니다.  조금 더 오르면 일반 사대부가의 주택 형식을 띤 연경당이 나옵니다.  아마도 신하들과의 긴밀한 만남을 가지던 장소가 아닐까요?  정문에는 장락문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현판이 낙선재에도 걸려 있네요.

 

  애련지에서 좀 더 오르면 관람지가 나옵니다. 이 연못 주위에는 지붕이 육각형에 이층인 존덕정, 부채꼴 모양의 관람정, 맞은 편의 언덕에 승재정, 그리고 폄우사등 독특한 정자들이 자기가 최고의 정자라고 뽐내고 있네요.

 

  좀 더 오르면 성대 대운동장 밑으로 옥류천과 만납니다.   옥류천에는 작은 논과 같이 있는 청의정, 그리고 농산정, 취한정, 태극정 등의 조그만 정자들이 있습니다.

 

  이제 후원 관람을 마치고 내려가는 길입니다.

 

  궁궐은 나라를 다스리는 전제군주의 공적공간이기도 하지만 왕이 생활하는 사적 공간이기도 합니다.  창덕궁의 후원을 보면 왕들이 왜 이 공간을 그토록 사랑했는지 알 수 있겠네요.  곳곳에 아름다운 정자를 만들고 괴석, 장식품들을 설치하고,  그리고 조경에도 많은 신경을 씁니다.  경복궁이 신하의 입장에서 만든 공적공간 위주의 궁궐이라면 창덕궁은 왕이 만든 사적 공간을 중심으로 한 궁궐이라고 생각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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