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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빚는 이야기

청주의 이름을 돌려주세요!!!

by 미소천사1004 2022. 10. 10.

  과거 술은 집집마다 만들어 먹었습니다. 이때 술항아리에 용수를 박아 맑은술만을 뜬 것을 청주, 그리고 나머지는 막 걸러 먹었는데 이를 막걸리, 탁주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 총독부에서 주세령을 만들어 집에서 술을 만드는 것을 금지하고, 일본 사케의 시장을 넓히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 먹던 술은 조선주라 하고 사케를 청주라 명명하였습니다. 

 

 총독부 주세령에는 ‘청주의 제조에 있어서 ~ 누룩을 100분의 1미만 사용하여야 한다. ‘고 하여 누룩을 사용하는 우리의 술 제조법으로 만든 술은 청주가 아니라고 정의하였습니다.  대신 우리가 만들어 먹던 술은 조선주라 하고  조선주는 약주, 탁주로 구분하였습니다.  술의 제조법을 잘 모르는 사람들도 우리의 전통적인 술 제조법은 누룩을 사용하여 만드는 것은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누룩을 사용하면 청주가 아니라니....

 

 제사에 올리는 제주는 청주를 사용하도록 하고 있는데 일제 강점기 이후 제사를 처음 지내는 사람들에게 청주는 사케를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제사를 새로 지내는 사람의 숫자가 일제강점기와 경제개발기에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우리나라에서의 사케시장도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명절 TV 광고에서 진설 방법은 몰라도 제주로 사케를 올리는 것만 알면 된다고 버젓이 선전하고 있습니다.  맥주 광고에서도 제주로 자기들이 만든 맥주를 사용하라는 것을 보게 될 날도 오려나?  

 해방이후 국권은 회복되었지만 주세법은 총독부에서 만든 주세령을 그대로 이어받았습니다.  술의 종류를 발효주와 증류주로 나누고 발효주에는 탁주, 약주, 청주, 맥주, 과실주로, 증류주에는 소주, 위스키, 브랜디, 리큐르, 일반 증류주 등으로 나누고 있습니다.  청주와 약주의 분류도 총독부의 주세령을 그대로 이어받아 누룩의 사용비율을 100분의 1 미만 사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청주와 탁주의 구분은 술 제조 이래 수천년간 내려온 방식인데 일제 강점기 총독부는 사케의 한국 진출을 위해 청주는 사케만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해방 이후 고쳐지지 않고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제는 사케를 사케라고 제대로 불러주고 청주는 누룩을 사용한 술로 고쳐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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