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는 개혁적인 내용의 책으로 일부 국가에서는 금서로 분류되기까지 한 책이었습니다. 조선은 맹자를 기초로 하여 정도전이 기획한 나라입니다. 이러한 맹자의 개혁성은 조선의 국정에도 나타나 조선 초기 찬란한 문화를 꽃피우게 됩니다.
맹자는 논어에 비해 잘 알려져 있지 않은데 양나라 혜왕과의 대화로 시작합니다.
맹자(孟子)께서 양 나라 혜왕(惠王)을 만나셨는데, 왕이 말하였다. “노선생(老先生)께서 천 리를 멀다 여기지 않고 오셨으니, 또한 장차 무엇을 가지고 우리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겠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왕께서는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인의(仁義)가 있을 뿐입니다. 왕께서 ‘어떻게 하면 내 나라를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시면, 대부(大夫)들은 ‘어떻게 하면 내 집안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할 것이며, 사 와 서인(庶人)들은 ‘어떻게 하면 내 몸을 이롭게 할 수 있을까?’ 하여, 윗사람과 아랫사람이 서로 이익을 취하려고 하면 나라가 위태로울 것입니다.
만일 의 를 하찮게 여기고 이익을 앞세운다면 모두 빼앗지 않고는 만족하지 않을 것입니다. 어질고서 자기 어버이를 버리는 자는 있지 않으며, 의롭고서 자기 임금을 하찮게 여기는 자는 있지 않습니다. 왕께서는 인의를 말씀하셔야 할 따름이니, 하필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맹자의 첫 페이지부터 혼란한 전국시대에 현실에서 실리를 추구하는 제후를 인의라는 이상의 실현을 위하여 통렬하게 논박하고 있습니다. 맹자의 사상은 매우 개혁적인 내용으로 임금을 보는 시각에서도 뚜렷이 나타납니다. 제나라 선왕과의 대화를 보면
제나라 선왕이 물었다. “탕왕(湯王)께서 폭군 걸왕(桀王)을 추방하시고, 무왕(武王)께서 폭군 주왕(紂王)을 정벌하셨다고 하니, 그러한 사실이 있습니까?” 맹자께서 대답하셨다. “옛 책에 있습니다.”
“신하가 그 임금을 시해(弑害)해도 됩니까?”
“인 을 해치는 자를 ‘적 ’이라 이르고, 의 를 해치는 자를 ‘잔 ’이라 이르고, 잔적(殘賊)한 사람을 일개 지아비인 ‘일부(一夫)’라 이르니, 일부인 주를 죽였다는 말은 들었으나, 임금을 시해하였다는 말은 듣지 못했습니다.”
비록 임금이라 할 지라도 임금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평범한 일개 백성에 불과하다고 본 것입니다.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현재의 장관에 해당하는 고위 관료인 경에 대해 묻자 다음과 같이 태연하게 대답합니다.
제나라 선왕이 왕족의 경에 대해 묻자 맹자 답하길 “임금에게 큰 잘못이 있으면 간 하고, 반복해서 간해도 듣지 않으면 임금의 자리를 바꿉니다.” 왕이 얼굴빛이 변하자,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왕께서는 괴이하게 여기지 마소서. 왕께서 신에게 물으시기에 신이 감히 바른대로 대답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맹자에게 있어 임금의 지위는 고정 불변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지 갈아치울 수 있는 존재인 것입니다. 또한 맹자께서 말씀하셨다. “백성이 가장 귀중하고, 사직(社稷)이 그 다음이고, 임금은 가벼운 존재이다. 그러므로 백성의 마음을 얻으면 천자(天子)가 되고, 천자에게 신임을 얻으면 제후(諸侯)가 되고, 제후에게 신임을 얻으면 대부(大夫)가 된다. “
제후나 대부는 임금이 임명하지만 백성에게서 인정을 받아야 임금이 된다는 사상은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사상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혁신적인 사상이라 할 것이다. 맹자를 바탕으로 한 조선에서 임금은 정사를 돌보는 시간보다도 신하에게서 교육을 받는 시간이 더 많을 정도로 왕의 권위는 매우 견제받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정도전도 양반들이 파당을 짓고 임금을 갈아치우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하여 국정을 농단하는 것 까지는 예상을 못 했던 것 같습니다. 2차례의 전란에서 양반들은 입만 열면 그렇게 중시했던 인의를 저버리고 자기와 자기 가족의 안위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에 지배층으로의 권위는 부정되었습니다. 조선의 건국 초기의 개혁성은 사라지고 오로지 양반의 나라로 전락하게 된 것입니다.
백성으로부터 권위를 잃은 양반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하여 제사장의 지위로 후퇴하게 됩니다. 남존여비의 사상을 강조하고 상복을 몇 년을 입을 것인지를 가지고 끊임없는 논쟁을 벌이고, 젯상에 올리는 과일의 위치를 가지고 시비를 벌였습니다. 결국 조선은 멸망의 길을 걷고 인의의 정신은 백성들의 정신에만 남겨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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