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준비하기
요즘에 주위를 돌아보면 원치 않는 은퇴를 강요당하는 친구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은퇴가 남의 이야기가 아니게 들려 은퇴 이후의 생활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습니다.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니 일만 하고 제대로 쉬어 보지 못해 쉰다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인 것 같습니다. 새로운 것에 도전한다는 것이 나이 들어 쉽지는 않아 겁이 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은퇴를 못하고 나이 들어서도 일을 찾는 것은 아닌지 반문해 봅니다. 사람이 소로 태어난 것이 아니거늘 죽을 때까지 일만 하다 가는 것은 너무 허망하지 않을까요? 현명한 은퇴를 위해 은퇴도 준비하여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얼마 전 신문 지상에 은퇴 이후 노후 생활과 관련하여 실린 기사입니다.
필요한 노후생활비에 정답이 있을까요? 다다익선이라고 욕망에 끝이 있을까요? 돈이 없어 못 쓰는 것이지, 쓸데가 없어 돈을 못 쓰는 것이 아니거늘... 소욕지족(少欲知足), 지족상락(知足常樂)이라 하지 않았나요. 은퇴 후 노후 준비에 경제적인 면이 전부는 아닐 것입니다.
은퇴하기 전에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엇이 있는지 한번 정리해봅니다. 노후를 위해 가장 먼저 준비해야 할 것은 운동일 것 같습니다. 노후에 건강 유지는 필수. 이왕 운동을 선택한다면 80까지 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더 나이가 들어 새로운 운동을 시작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나 더 생각한다면 다른 사람들과 같이 할 수 있는 운동이 재미있을 것입니다. 얼마 전 한 할머니가 며느리와 탁구 치는 모습을 보았는데 참 보기 좋은 모습이었습니다. 나도 80 나이에 며느리 하고, 손자 손녀하고 같이 운동하는 모습을 상상만 해도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으로는 정신적인 면에서도 게으르지 말기 위하여 한두 가지 공부할 거리를 생각해 두어야 할 것 같습니다. 치매 예방에 어학 공부가 좋다고 해서 요즘 영어학원에 가면 젊은 사람보다 노인들이 더 많다고 합니다. 어학이든 철학이든 자기가 흥미가 있는 분야에서 공부할 거리를 찾아보아야 할 것입니다.
한 가지 더 준비한다면 영적인 면입니다. 종교를 갖든, 명상이나 요가 등 영적인 면에서도 게으르지 않는다면 인생은 더욱 풍부하고 윤택하지 않을까요? 나이가 들면 체력은 떨어지지만 지성은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 합니다. 비록 기억력은 떨어질지 몰라도 마음의 욕심을 내려놓으면 젊어서는 보지 못 했던 많은 것들이 보이게 될 것입니다.
남자인 나에게는 또 하나 준비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요리학원을 다니는 것입니다. 나이 먹고 부끄러운 일이지만 혼자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를 해서 밥을 먹는 것, 아니 내가 준비한 저녁으로 가족들이 같이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주위에서 소위 삼식이니 하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은퇴하고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내가 저녁을 준비해서 가족과 같이 식사를 하게 된다면 가족으로부터 대접이 달라지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