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살아가는 이야기

중론의 이해 2

by 미소천사1004 2022. 11. 30.

"대부분의 문제는 우리가 영구적인 개체라고 착각하는 것들에 대한 열정적 욕망과 애착에서 비롯된다."

                                                                                                                     - 달라이 라마

  중론의 비판 대상은 기존 인도철학 제분파만이 아닙니다. 용수 보살 당시 영향을 크게 미치던 불교의 상좌부 계통의 부파에 대하여도 비판하게 됩니다.

  당시 불교 부파 중 가장 큰 부파인 유부(sarvâsti-vāda)에서는 오온의 화합물인 자아는 존재하지 않지만 오온의 요소는 실재한다고 봅니다. 나아가 기쁨, 슬픔, 지혜 등도 실재하며 이것이 마음과 연결되면 마음이 기쁘고 슬프게 된다고까지 생각하게 됩니다.  또한 업도 아주 미세한 요소인 무표색으로 우리 몸속에 존재하고 있다 인연이 갖춰지면 업보의 인과가 이루어진다고 보았습니다.(我空法有)  이러한 생각은 동일적 실체를 인정하기 때문에 무아론에 어긋난다고 할 것입니다.

 

  또 다른 불교부파인 화지부(Mahīśāsaka)에서는 업의 상속을 설명하기 위해 잠재적으로 번뇌가 의식 심층에 남아 있는 것을 수면이라 하고, 인연이 닿아 득(得, Prāpti)과 결합하여 그 잠재태가 구체적으로 현실화된다고 보았습니다.  독자부(Pudgalavāda)는 오온과 같지도 아니하고 다르지도 않은 아, 독자(Pudgala)가 존재하여 윤회의 주체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이러한 독자 역시 동일적 실체로서 인정하는 한 무아론에 어긋난다고 할 것입니다.

 

  경량부(Sautrāntika)에서는 현재 생겨난 흔적이 점차적으로 변화해 다음의 행을 산출할 수 있는 힘을 종자로 설명하였습니다.  잠재번뇌를 종자라고 하고, 현행 번뇌를 종자의 발현으로 간주하여 하나에서 다른 하나가 발생하게 되는 연관 관계를 설명하였습니다.  이러한 연관관계도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없어지지 않고 연속적으로 계기하면서 전후가 다르게 일어나는 것을 전변이라고 하고, 전변 하다가 최후 순간 특별한 공능(잠재성)을 따라 성격을 달리하는 전변을 차별이라고 하였습니다.  각 찰나마다 그 모습이 조금씩 바뀌어가는 것을 전변이라고 하고, 그렇게 바뀌어가다가 궁극의 모습을 드러낼 때, 선행의 인과 전혀 다른 모습을 띠게 되는 것을 차별이라고 한 것입니다.  그 둘은 인과 과의 관계로 연결되어 있으니, 이것을 상속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업과 보의 관계를 설명하며 현행적인 의식보다 더 심층적이고 더 세심한 심의 존재를 주장하게 됩니다. 소위 무심의 상태에서도 존재하는 잠재적 종자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를 종자설과 아뢰야식설이라 합니다.  용수 보살은 경량부의 비동일성 이론은 어딘가에 숨겨져 있지만 아직은 발생하지 않은 하나의 실재를 인정하는 것에 불과하다 보았습니다.  ‘만약 그런 사물이 존재한다면 언젠가는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나 존재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하나의 사물, 하나의 실재가 발생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하고 의문을 제기합니다.

728x90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론의 이해 3  (0) 2022.11.30
중론의 이해 1  (0) 2022.11.30
오십 넘어 다시 읽는 장자  (2) 2022.11.30
문명의 역사 - 근동지역3  (0) 2022.11.29
문명의 역사 - 근동지역 2  (0) 2022.11.29